저녁의 고백

(J. M. W. Turner, The Fighting Temeraire tugged to her last Berth to be broken up, 1838)

<저녁의 고백>

햇살은 매우 고급스럽게 빛났다
그 어떤 도시와 비교해도 부끄럽지 않은 맑음이었다
해가 떨어지고 어둠이 하늘을 물들이는 것이 두려웠다
돌아오는 길에는 무언가를 잊으려는 사람처럼 가속 페달을 밟았다

그 순간 모든 것은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다음 순간 모든 것은 다시 달리 정해진다

평일에 마주한 산과 강은
휴일과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이 산들을 바라보며 저마다 품은 생각들이
오늘을 만들었다

흘러가는 바람처럼 어깨에 힘을 빼라고
빛이 바랜 나뭇잎이 속삭였다
문득 계절이 바뀐 것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한다고 
크게 소리치고 싶었지만
금방 피가 식고 겁이 났다
어느새 주위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2018.10.07)


by 빛에대하여 | 2018/10/07 19:45 | 일상의 기록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rosier4.egloos.com/tb/639468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