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부대 by 장강명


또 장강명 작가의 소설이다. 이제 순순히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장강명 작가의 팬이다. 벌써 네권째 그의 작품을 읽었고, 모두 재미있게 읽었다.

이 작가의 소설이 도대체 어디가 그렇게 특별한건지 모르겠다. 분명히 정말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뻔하기도 한 작품이다. 작품으로서 멋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읽고 나면 '좋았다'라고 느끼고, 이렇게 후기를 남기고 싶어 지는지, 정말 궁금하다. 무언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것인지 무엇이 이 장강명 작가를 특별하게 만드는지 정말 궁금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절묘한 균형감각에 감탄했다. 이 책은 한국 사회를 분열시키는 여러 입장들 - 보수 / 진보, 남자 / 여자, 재벌 / 서민, 기성세대 / 신세대의 입장을 모두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재미있는 건, 한국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약자'라고 되어 있는 진보, 여성, 서민, 신세대의 입장이 아닌, '반대쪽'의 입장이 매우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의견이 나쁘게만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설득력과 열정을 가진 무언가로 묘사되고 설명되고 있는 것이 재미있다. 그러나, 결코 그 의견이 옹호되지는 않는다. 다만 충분한 묘사와 설명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될 뿐이다. 이 점이 아주 절묘하게 느껴졌다. 인물과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판단은 독자에게 맡겨 주는 것이 매우 좋았다. 작가의 이런 쿨한 태도, 그리고 적절한 유머감각과 지적인 관점이 어려운 주제를 잘 풀어나가는 무기/비법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2016년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한창 진행되고, 모두가 촛불운동에 동참하고 있을 때, 지하철에서 소위 '태극기 부대'의 일원으로 보이는 아주머니를 본 적이 있다. 2002년 월드컵때 보던 것 같은 빨간 티셔츠에 모자, 티셔츠 모두 태극기를 장식하고 있었다. 선글라스와 짙은 화장, 하얀 바지가 인상적이었다. 그 분은 도대체 왜 소수파를 자처하고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 생생히 기억난다.할 수만 있다면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지만, 당연히도 그럴 수 없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누군가가 전달해 줄 수는 없는걸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댓글부대'처럼 재미있고 쿨하게...

장강명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세상이 정말 넓고, 이 안에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람도 많지만 그만큼 또 여전히 무섭고 위험한 사람도 많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본다. 그렇기에 더욱 더 현실을 냉철하게 보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의욕도 다시 한 번 내 볼 수 있었다. 다시 앞으로 나가 보아야겠다. 내가 만날 세상이 얼마나 험하든...

by 빛에대하여 | 2018/08/11 09:01 | 기억에 남은 책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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