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공부를 통해 현재 시도해 보고 있는 실험 및 잡설: 병음(pinyin)을 표기할 것인가 말것인가

원글: http://blog.naver.com/rosier4/220710955580


나의 외국어 공부 방법 중 하나의 특징이 있다면, 일단은 억지로 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국어를 공부함에 있어 '무언가를 기억하는 것' 자체는 매우 중요하다. 무언가를 머리속에 넣지 않으면 결코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절대로 외우지 않는 쪽을 선택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먼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많이 보다보면 자동으로 기억하게 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고, 또한 억지로 외운 것들은 결국 열심히 복습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고 만다는 것도 경험적으로 배웠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 번 외우면, 잊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 외운적 있는데...'하는 생각 때문에 자기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게 되는 부작용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모든 언어도 그렇지만, 중국어에 있어서 '기억하는 것'의 문제는 매우 크게 다가온다. 먼저, 중국어는 한자의 모양과 뜻을 외워야 하고, 그 발음과 성조를 같이 외워야 한다. 즉, 글자모양, 뜻, 발음, 성조 적어도 4가지 조합을 필수로 알아야 한 글자를 알았다고 할 수 있고, 이 중 뜻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데다가 글자 모양도 쓸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꽤나 연습을 해야 한다.


일단 나는 현재로서는, 글자 모양을 손으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암기하는 것은 포기했다. 일단 정확히 식별할 수 만 있으면 컴퓨터로 언제든지 쓸 수 있고, 무엇보다 뜻과 발음, 성조를 정확히 기억하는 것 또한 쉬운 작업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한자의 뜻, 발음, 성조를 한번에 공부하는 방법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은 역시 '음독'이다. 방법은 이전에도 여러번 소개 한 적이 있는 방법 그대로이다. 일단 책 한권을 정하고 이것을 원어민 선생님에게 한 줄 먼저 읽게 하고, 내가 그 다음에 따라 읽는다. 읽는 방법을 잘 모르는 한자가 나오면, 발음을 병음으로 확인한다.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이때 새로운 한자의 병음을 확인했을 때,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그것을 기억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예를들어, '你'라는 글자를 어떻게 읽는지 물어봐서 배우고, 그것이 ni 3성 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하자. 그럼 바로 글자 위에다 nǐ 하고 표시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이다.


지금까지는 글자 위에다 늘 표시를 했다. 발음을 아는데 성조만 몰랐던 경우는 성조만이라도 표시를 해 두었다. 그리고 이 방법은 그럭저럭 잘 먹혀서, 이렇게 표시만 해 놓고 지나가는데도 나중에 보면 꽤 기억에 남은 글자가 많았으며, 지금까지 나는 중국어 한자를 제대로 외운 적이 한번도 없는데도 꽤 많은 한자의 발음과 성조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실험을 하나 시작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병음의 표기조차 하지 않고, 마음 속으로만 다시 한 번 되뇌어 보는 것이다. 눈을 크게 뜨고 글자를 노려본 후 발음을 상기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이 방법을 시도해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병음을 표기하는 시간을 절약한다.

뭔가를 써야 하면 언제나 그렇듯 시간이 든다. 이런 시간을 절약해서 몇 글자 더 볼 수 있다면 그게 더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2. '음'에 더욱 집중한다.

편리한 발음 표기수단을 일부러 포기함으로서 지금 발음과 성조를 정확히 익히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는 배수진을 치는 효과와, 마음속에서 발음을 한 번 더 되새기면서 방금 선생님께 물어봐서 들었던 '음'을 다시 한번 집중해서 기억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이제 시작한 지 약 2주 정도 지나서 아직은 효과를 모르겠고, 역시 이렇게 하다 보면 기억에 남지 않고 휘발되어 버리는 것 같기도 해서 약간 불안하기도 하다. 그러나 직관적으로는 이런 방법도 꽤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첫째로 좀 더 자연스러운 방식이고 (인위적 암기를 배제하고, 말 자체에 집중한다는 의미에서), 둘째로 확실히 시간 절약 효과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사족. 말은 정말로 좋아하면 배울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난관은 역시 짝사랑이다. 나만 좋아하고, 상대방, 즉 내가 공부하려는 외국어나 네이티브 스피커는 나를 무시하는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인간은 결국 지치고 만다. 내가 항상 강조하는 것이지만, 말은 사람에게 배우는게 가장 효과가 좋고, 만약 그 선생님이 나를 인간으로서 좋아해 준다면 사실상 다 된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 사실은 정말로 많은 의미에서 나를 슬프게 하는 진실이다. 


***

cf. 참고로 일본어 공부할 때는 한자의 읽는 법을 모르는 경우엔 사전을 찾아서 읽는 법을 거의 다 표기를 했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어의 경우에는 무조건 그렇게 하는 것이 나에게는 훨씬 효과적이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사실 일본어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 중국어와는 조금 다른 이유에서인데, 일본의 한자 표기는 이두표기적 특성이 있다는 점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오독의 가능성 및 완전히 잘못된 암기를 할 우려가 생기기 때문이다.

by 빛에대하여 | 2017/02/15 23:52 | 외국어공부법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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