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련 책읽기 기록


함께 공부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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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에대하여 | 2017/12/31 22:46 | 중국에 대한 관심 | 트랙백 | 덧글(2)

법구경 by 법구 (이규호 역해)

어느 인터넷 게시판에서 우연히 읽게 된 법구경의 한 구절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그것을 사소하게 여기지 말라' 라고 하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그 이후 언젠가 한 번 법구경을 읽어 봐야지 하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생활에 치이다 보니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판본 중 어떤 것을 골라야 할 지도 애매했다. 그러던 와중 도서관에서 만나게 된 문예춘추사의 쉽게 읽는 동양고전 시리즈로 나온 '법구경'이 장정도 좋고 편집도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서 빌려서 읽어 보게 되었다.

법구경은 가장 널리 읽히는 불교 경전 중 하나로, 법구라는 사람이 지었다. 법구의 원래의 팔리어 이름은 담마빠다 (Dhammapada)라고 한다. 담마 (Dhamma)는 진리라는 뜻이라고 하고, 파다 (Pada)는 길이라고 하니, 아마 '진리의 길'이라는 뜻일 것이다. 이 진리의 길이라고 하는 원제와 같이, 이 책은 석가모니의 설법의 핵심을 423개의 시 (불교 용어로는 게송 偈頌)로 정리한 책이다.

450쪽 정도의 책이고 경전의 내용을 학술적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각각의 게송에 따른 역해자 이규호씨의 감상과 관련된 강론 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는 책이어서 가볍게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럴 수가 없었다. 게송의 문장 하나 하나는 추상적이었고, 함축적이었다. 항상 부처님의 법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한 순간도 육체의 쾌락과 애욕, 그리고 집착에 빠지지 않도록 늘 노력해야만 한다는 것은 현실을 살아가는 내게 너무나 어렵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는 이 삶이 결국에는 찰나에 불과하고, 이 삶을 살아가는 순간 만큼은 최선을 다해 아름답고 깨끗하게 살아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정신 자체에는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살면서 계속 집착과 욕심과 사악한 마음을 버리고 '착하게' 살려고 하면 좋은 일이 생기고, 무리하게 삶에 집착하며 욕심 부리고, 다투려고 하고, 남을 이겨 먹으려고 하면 될 일도 안되는 것을 반복적으로 겪으며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것이 정말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즐길 거 잘 즐기면서도 행복한 사람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행복은 나에게는 너무나 맵고, 진하고, 지치는 행복인 것 같다. 다소 욕심을 줄이고 무리를 줄이면 일과 사랑에서 오히려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일과 사랑에서 성공하고, 그를 바탕으로 인간관계에서도 더욱 충실하고 행복한 발전을 이루어 내는 경우를 많이 봤다. 처음엔 찌질해 보이고 초라해 보일 수 있지만, 그 편이 오히려 더 좋은 거 아닌가? 그렇지만 내 스스로도 자꾸만 이 진실을 잊어버리고 순간의 유혹, 금기에 도전하는 즐거움 등으로 자꾸만 실수를 되풀이 하고 있는 것 같다.

법구경에서는 더욱 철저하게 스스로를 반성하고 깨어 있는 정신으로 살아갈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더 철저히 탐욕과 애욕에서 벗어날 것을 권유한다. 이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정말 잘 알지만, 법구경에서 읽은 말들 중 가슴에 와 닿았던 것들을 계속 지니며 스스로에게 일깨우면서 조금이라도 이상에 가까워 질 수 있도록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 너그러워지고, 더 성숙해야 한다. 더 정직하고 성실하게 노력해야 하고, 허식 보다는 본질을 보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불경과 성경이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스토아 학파 철학자들도, 유교 경전들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정말 이러한 삶의 태도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하게 귀를 귀울여 봐야 하는 것 아닐까.

마지막으로 법구경 자체는 정말 좋았지만, 본 번역본은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다소 자의적인 번역도 많이 보이고, 법구경 자체보다는 그 게송을 화두로 삼아 심하게 말하면 주제를 벗어난 '저자의 강의와 하고픈 말'로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정도 시간을 두고 다시 한 번 다른 번역본을 찾아서 읽어 봐야 하겠다.

지금 이 순간, 내게 가장 소중하게 다가온 법구경의 구절은 다음과 같다.

<남전 법구경 122게송>

莫輕小善 以爲無福 水滴雖微 漸盈大器 凡福充滿 從纖纖積
막경소선 이위무복 수적수미 점영대기 범복충만 종섬섬적

복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여
작은 선행이라도 가벼이 말라
물방울 하나가 비록 작아도
자꾸 모여서 큰 그릇 채우나니
이 세상에 가득한 복도
작은 선이 쌓여 이루어진 것이다

<남전 법구경 186게송>
天雨七寶 欲猶無厭 樂少苦多 覺者爲賢
천우칠보 욕유무염 낙소고다 각자위현
 
하늘이 칠보를 비처럼 내려도
사람의 욕망은 다 채울 수 없다
즐거움은 잠깐이요 괴로움이 많다고
지혜 있는 사람은 깨달아 안다

<남전 법구경 247게송>
逞心犯戒 迷惑於酒 斯人世世 自堀身本
영심범계 미혹어주 사인세세 자굴신본

제 마음 내키는 대로 계율 범하여
술에 취해 항상 주정을 하니

이런 사람은 태어나는 곳마다
스스로 제 몸의 뿌리를 파느니라.


by 빛에대하여 | 2017/11/18 09:45 | 기억에 남은 책 | 트랙백 | 덧글(0)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일본사 by 신상목

일본의 성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있어서 좋은 가르침을 주는 책이다. 20세기 이후 극명한 대조 (망국 vs. 제국화) 조선과 일본의 차이는 언제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는가에 대한 대답을 단순히 메이지 유신의 성공에서 찾는 것이 아닌, 그 이전의 근세시대에 해당하는 에도시대의 발전상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밀턴 프리드먼이 그의 명저 Capitalism and Freedom (자본주의와 자유)에서 역설한 것처럼, 정치적 발전과 경제 발전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에도시대의 자유로운 민간 상업 활동과 그것을 허락할 뿐 아니라 적절히 성장시켰던 막부 정부의 정책이 일본의 역량을 꾸준히 높이는 데 기여했고, 따라서 서구열강이 본격적으로 동북아시아 지역에 진입하려고 할 때 오직 일본만이 이를 소화하고 자기 것으로 할 수 있는 내재적 역량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일본의 사례는 다소 과장된 부분도 있고 좋은 점만 말한 부분도 많기는 하지만, 어찌되었든 조선과 청나라의 폐쇄적이고 쇠락하는 분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혁신성과 진취성을 보여준다.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미소(된장)산업의 발전, 여행산업의 발전, 출판산업의 발전, 서구문물의 적극적인 도입, 유통구조의 개선 등 일본의 민간 영역은 근세시대에 괄목할 만큼 성장했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했던 것은 그 직전 시대인 전국시대 중 수없이 겪었던 전쟁으로 인한 실용주의적 풍토의 확장과, 에도시대를 연 도쿠가와막부 시대의 안정된 정치, 그리고 안정된 중앙집권적 봉건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참근교대제의 실시 등 시대와 제도적 배경이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이 현재의 선진국 일본을 만들고, 그들의 거대한 부와 지적 유산을 만들어 내는 뒷받침이 된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영국, 독일, 프랑스, 그리고 미국과 달리 일본은 어째서 지역 내에서 혼자만 그렇게 달라 질 수 있었는가 하는 질문이다. 물론 조선과 청나라가 일본의 저력을 과소평가한 면도 있을 것이고, 국가 자체가 기력을 잃고 쇠퇴해 가서 망해가는 국면에 있었기 때문에 일본의 발전에 어두웠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정약용이나 박지원이 그들이 쓴 글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의 국력이 날로 융성해지고 차원이 다르게 경제가 발전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조선에도 알려져 있었던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일본에게 배우려고 하지 않았을까? 나는 이 점이 유교문화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유교 질서하에서는 야만과 문명 / 형과 아우 / 임금과 신하 등 수직적인 관계가 한 번 설정 되면,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 상하 구조가 변하지 않는다고 믿어버리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르다. 언제나 그렇듯이 더욱 공정한 보상과 평가가 있는 사회, 노력에 대한 대가가 정당하고 잘못된 선택을 되풀이하는 자는 철저히 도태되는 사회가 그렇지 못한 사회보다 늘 더 큰 힘과 부를 가진다. 따라서 아무리 처음에는 약하고 못났더라도 계속 개선해 가며 스스로를 발전시킨다면 당연히 처음에 강하고 잘났더라도 계속해서 쇠퇴해 가는 자를 언젠가는 따라 잡고, 그보다 더 강하고 잘난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유교 사회에서는 그것을 철저히 부정했다. 아무리 유교의 정신적 가치, 문화적 가치가 높다하더라도 이 법칙을 무시하는 한 결국 진정한 의미의 사회 발전을 가져다 줄 수는 없을 것이다. 마치 공산주의의 몰락이 잘 보여 준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by 빛에대하여 | 2017/11/17 14:21 | 기억에 남은 책 | 트랙백 | 덧글(2)

달리면 인생이 달라진다 by 정동창




요즘엔 뒤늦게 스포츠에 빠지게 되었다.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지만, 마라톤, 골프, 조깅, 수영, 근력운동 모두 새삼 즐겁게 느껴진다.

아쉽게도 삶이 바빠서, 또 몸이 그리 강건한 편이 아니라서 연습도 잘 못하고 성취 수준도 낮은데다가 최근엔 무릎 쪽에 통증도 겪었지만 그래도 살면서 이렇게 운동을 좋아해 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이 책 또한 도서관에서 빌려 본 책이다. 요새는 마라톤이나 달리기 관련한 책이 있으면 한 두권씩 꼭 빌려 보는 편이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싶고, 또 외국어 배웠을 때의 경험을 통해 이렇게 수기를 읽는 것이 스스로의 훈련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해 단순한 달리기를 시작해서 완전히 마라톤 매니아가 된 정동창씨의 이 책은 정말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 읽었지만 큰 배움을 얻은 책이다.

그는 본격적으로 마라톤에 정열을 불태우면서 인생을 완전히 바꾸고 새로운 만남을 이끌어 냈다. 전 세계의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고, 셰이셀에서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여 셰이셀 공화국의 주한명예총영사가 되어 본업인 여행사 사업에도 큰 도움을 얻었다. 법정스님과도 만나서 함께 여행하기도 하있다. 그는 달리면서 건강 뿐 아니라 마음의 평화와 성숙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해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자랑스레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이야기보다 내 마음을 끌었던 것은 그가 마라톤을 하면서 부상을 겪어 몇달씩 그렇게 좋아하는 마라톤을 쉬어야 했던 이야기, 마라톤에 너무 빠져서 가족과 옛 친구들에 소홀해졌던 것을 후회하는 이야기, 그리고 뚜르드 몽드 울트라 트레일런에서 아쉽게 완주에 실패한 이야기를 담담하고 솔직하게 털어 놓는 대목이었다. 이러한 실패담이 오히려 저자가 얼마나 진솔하고 멋진 사람인가를 정말 잘 드러낸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저자는 분명 무척 행복한 사람이고 또 정열적인 사람인거 같다. 사업을 하면서 운동도 이렇게 멋지게 해 내고, 책도 쓰고, 명예총영사 일도 매우 장기간에 걸쳐 할 뿐만 아니라 (2005년말 임명 되셔서 2017년 현재도 하고 있다),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이렇게 열심히 사는 원동력은 분명 마라톤이라고 정동창씨는 말하겠지만, 나는 그 이전에 이 정동창이라는 분이 매우 강하고 훌륭한 사람이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세상에는 참 아름답고 대단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나 또한 언젠가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운동할 것이다.






by 빛에대하여 | 2017/11/11 17:09 | 기억에 남은 책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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