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텐프로였다 by 소재원


지난 번 소개한 열대야 (http://rosier4.egloos.com/6374497)와 마찬가지로, 작가의 경험을 충실하게 투영한 자전적인 소설이다. 나는 앞으로 소설문학은 이렇게 스스로의, 또는 누군가의, 실제 경험을 통해 얻은 통찰과 경험을 예술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는 장르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작가들은 소재 선택이나 이야기의 전개에 더욱 치밀해질 필요가 있을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글쓰기의 순수한 아름다움으로 승부해야 할텐데, 그건 정말 엄청난 재능이 요구되는 것이기에 훨씬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다.

이 소설은 영화 '비스티 보이즈'의 원작소설이다. 호스트바의 에이스로 활동하던 정천 (화류계 가명: 겨울)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은 정말 재미있다. 이야기 하나 하나가 결이 살아 있고, 어딘가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임을 쉽게 상상할 수 있을만큼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다소 진부한 부분이 있을지언정, 놀라울 만큼 과장이 없고, 솔직하다. 남에게 두드려 맞는 상황, 치사하게 여자를 가지고 노는 모습까지 변명 한 줄 없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현실은 언제나 찌질함과 지루함으로 가득차있다. 그에 더하여 막막한 불확실성은 우리 삶을 더욱 초조한 것으로 만든다. 우리가 그토록 대박을 원하고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은 결국 그 일상의 치사함을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특별함이란 정말 소중한 것이다. 그것이 육체적 아름다움이든, 뛰어난 지능이든, 예술적 재능이든, 화려한 언변이든, 훌륭한 가족이든, 놀라운 행운이든 무엇이든지 다른 사람들보다 나은 무언가가 있다면 정말 행운인 것이다. 결국 우리는 모두 망망대해에 나온 여행자이며, 사막을 횡단하기로 한 모험자이다. 그러나 과거와 비교하면 정말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 예전에는 정말로 목숨을 걸어야만 '비일상적인' 성취를 거둘 가능성에 도전해 볼 수 있었다면, 지금은 약간의 용기와 적극성을 발휘하는 것 만으로도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진다. 물론 실제로 무언가 거대하고 흥분되는 멋진 것을 이루어 낼 수 있는가는 완전히 별개의 이야기이지만, 적어도 그러한 큰 꿈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열려져 있고, 그 도전에 실패했을 때 개인이 감수해야 하는 피해의 크기도 크게 줄어든 것 또한 사실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화류계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그들이 가진 외모나, 타인을 사로잡는 능력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았다. 그들은 이런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도 작가가 '악마의 놀이터'라고 이름 붙인 화류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각 개인에게는 불리해짐에도 불구하고, 그 생활에 얽매이게 되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이 책에서 묘사한 화류계 생활을 잘 읽으면 어째서 그들 중 대다수가 화류계 생활을 청산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망쳐 가며 그 안에서 사그러져 가는지를 알 수 있다. 본인의 '특별함'이 너무나 손쉽게 현금으로 치환되어 버리는 것의 무서움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타고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타고난 것들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경험하고 배우고, 노력하면서 자신의 그릇을 키워 나가야 한다는 점을 이 소설을 보며 다시 생각했다. 먼저 무엇이 옳은가, 무엇이 옳은 판단인가를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 반성해 보는 태도를 가질 것, 그리고 스스로에게 주어진 것이 '일시적인 것'인지 '지속가능한 것'인지를 잘 판단하고 결단을 잘 내려야 한다는 것... 언제 어디서나, 자기가 어떤 상황이든 인생의 규칙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순수하고 건강한 멘탈을 유지하는 것이 결국 즐거운 생활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한 것이다. 어차피 속고 속이는 인생,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그냥 순수하고 밝게 사는게 좋은 것 같다. 그래야 후회도 남지 않고 욕도 덜 먹는다. 매 순간을 충실하게 즐길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러는 와중에 정말 운이 좋다면 진짜 친구와 진짜 기회를 얻기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은 계속 강해지고 더 단단해져야 한다. 스스로의 수비범위를 최대화 하여, 더이상 젊고 혈기 넘치지 않더라도 수비범위 안에서 최대한 순수하고 정열적으로 놀 수 있도록....



by 빛에대하여 | 2019/06/30 15:22 | 기억에 남은 책 | 트랙백 | 덧글(0)

The Everything Store: Jeff Bezos and the Age of Amazon by Brad Stone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것을 항상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계속 배우고, 생각하고, 축적을 해야 한다. 바쁘면 바쁜대로, 치고나가지는 못해도 적어도 방어는 잘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the everything store 는 정말 여러가지 영감을 준 책이다. Jeff Bezos의 삶과 Amazon의 창업 후 ~ 2012년 까지의 이야기를 자세히 다룬 책이므로 그 자체로도 정말 흥미있는 내용이지만, 이 독서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끊임없이 혁신해 나가는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이 어떤것인가를 깊게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Amazon은 정말 Apple과 함께 나에게 있어 개인적으로 큰 영향을 준 기업이다. 나는 Amazon을 통해 외국 책을 샀고, 외국 책을 들었다. 더 넒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었을 뿐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에 더 넒은 세상을 눈앞으로 가져다 주는 창구였다. 그 와중에서 나는 Amazon에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다. 오히려 놀랄 때가 더 많았다. 책을 주문했을 때 파본이 배송되어 항의 메일을 보냈더니 쿨하게 다시 돌려 보낼 필요 없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다시 신품을 보내준다던가 하는 것은, 별일 아닌 에피소드지만 강렬하게 남아있다. 그게 벌써 2000년대 초반 이야기이니, Amazon은 그 이후에도 계속 놀라운 진화를 거듭해 오며 이제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고 효율적인 기술기반 리테일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Bezos의 선견지명과 무자비할 정도로 강력한 리더십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이 선명히 드러난다. 부작용도 많았겠지만 사람을 압도하고 공포에 떨게 하는 카리스마 지도자가 반대와 나태함, 무지함을 깨부수고 사람들을 이끌어 나가는 어떤 것인가를 생생히 보여준다. Steve Jobs의 삶에서도 이러한 예는 매우 잘 그려진다. 비근한 우리 역사에서는 박정희와 군부독재의 시기나, 정주영, 이병철 등 재벌가의 부흥 사례가 그 예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멀리서는 징기스칸의 몽골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빨리 흥한 강력한 조직에는 필연적으로 카리스마적인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한다. 성격의 외향적, 내향적인 면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정말로 자신의 목적과 비전이 확고하여 흔들리지 않고, 이걸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뿐 아니라, 스스로에게 강력히 도취되어 타인을 몰아 붙이고 소모시켜 버릴 수 있는 사람만이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참으로 무서운 현실적 비밀이다. 동화속에는 나오지 않는 진실이 세상엔 참으로 많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스스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다시 되묻게 된다. 사람들과 함께 큰 일을 도모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또 귀한 재능을 요구하는 것인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나는 과연 그런 사람인가. 그런 일을 감당할 재능이 있는가. 만약 아니라면 어떤 삶, 어떤 일을 추구해야 할까? 스스로에 대해서 좀 더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나와 같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좀 더 많은 사례를 잘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혁명이 인류를 바꾸어 가고 있는 만큼, 미국의 새로운 영웅들에 대해 좀 더 많이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시간 나는 대로 Elon Musk에 대한 책도 얼른 구해서 읽어 보아야겠다. 그리고 또 하나, 모든 것이 돌고 도는 것이고 양이 있으면 음이 있는 것이든 Steve Jobs나 Jeff Bezos 같은 약간 싸이코패스 성향의 천재 지도자가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몰아 가며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방식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모델도 정말 꼭 찾아 보고 싶다. 

by 빛에대하여 | 2019/06/30 09:52 | 기억에 남은 책 | 트랙백 | 덧글(0)

運命を拓くby 中村天風


최근에는 '운''이나 Spiritual 한 것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인생을 살다보니,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에서 이시다 히사츠구씨의 Youtube 채널도 최근 꽤 많이 보고 있는데, 그 사람이 추천하고 있는 저작 중에서 가장 본격적일 것 같은 책을 골라서 읽어 보았다. 가까운 시간 내에 이시다씨의 책도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最近は「運」やSpiritualityについて真剣に探究している。不確実性に満ちた人生を生きている中で、やはり目に見えない何かが強く作用していることに気づいたからである。そのような過程で、最近日本の作家の著書の中にいいものがあることに気づいて、関連書籍を注意深くチェックしている。同じ理由で石田久二さんのYouTubeチャンネルを最近結構見ているが、彼の勧めている著作の中で、一番本格的そうだったこの本を手にしてみた。近いうちに彼(石田さん)の本も読んでみたいな、と考えている。

이 책은 인간으로서 응당 지켜야 할 생활태도를 유지하고, 강한 의지를 가지고 두려움 없이 적극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설득력있는 독특한 리듬의 문체로 전해준다. 이 책의 박력을 글로 전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그렇지만 아마 자기 스스로를 바꾸고, 인생을 바꾸고자 하는 각오를 정한 사람이 읽는다면, 무조건 눈물을 흘리며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분명 이 책을 읽고 희망과 함께, 깨끗한 의지로 정진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この本は、人間としてきちんとした生活態度を維持し、強い意志をもって怯まず積極的に生きていくことの重要性や必要性を、説得力のある独特なリズムの文体で伝えている。この本の迫力は、文章で伝えるのは非常に難しい。でも、恐らく自分自身を変え、人生を変えてしまおうとする覚悟が立った人が読んだら、絶対涙を流しながら読めると思う。そして、この本を読んできっと希望を得え、また清い意志で精進できる力が得られる本だと思う。

저자는 본인의 인생도 그렇지만, 특별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 권리가 모든 사람에게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우주 전체의 최고 존재인 우주령을 나누어 받은 우리 인간은, 모두 존엄한 존재이며,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의 인생을 소중히 하고 열심히 힘내야 한다고 가르쳐 준다. 소박한 진실일 수도 있지만, 확신을 가지는 것은 어렵다. 저자 나카무라 텐푸 선생님은 이 진실을 독자에게 강력하게 전해 주고 있다. 인생은 정말 아름다운 것이고, 힘을 내서 살아야 한다고 가르쳐 주고 있다.

著者は、ご本人の人生もそうなんだけど、特別で幸せなな人生を生きる権利がすべての人にあると教えている。宇宙霊の分け身を受けている我々人間は、みんな尊い存在であって、だからこそ自分の人生を大切にし、頑張っていくべきであるということを教えてくれる。素朴な真実かも知れないが、確信を持てるのは難しい。著者の中村天風先生は、この真実を読者に力強く伝えているのである。人生は本当に美しいもので、頑張っていくべきものであることを教えている。

이 책의 리뷰를 길게 쓰는 것은 특별히 의미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리뷰에 힘을 쓸 것이라면 조금이라도 밝고 적극적으로 스스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힘을 써야 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지금 현재가 괴로워도, 그런 상태라도 감사 하는 마음을 가지는 각오로 살아야만 한다고, 나카무라 선생은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한 번 뿐인 인생, 어찌 되었든 적극적인 자세로 열심히 살자. 허무해도, 힘들어도, 어찌되었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용기를, 이 책으로부터 선물받았다.

この本のレビューを長々と記すことには、特別な意味がないと思う。むしろ、レビューに力を入れるくらいなら、少しでも明るく、積極的に自分の人生を生きていくことに力を入れることに意味があるだろう。今現在が辛くても、それこそも感謝できる気持ちや覚悟で生きていかねばならぬと、中村先生は教えているのだ。一回しかない人生、とにかく積極的な姿勢で、頑張ろう。むなしくても、大変でも、とにかく頑張ってやっていこうと決められる勇気を、この本からもらった。

인생은 힘들다. 그리고 모두, 자신의 인생을 딱 한 번만 살 수 밖에 없다. 지혜가 있는 사람의 조언과 책은 모두 같은 것을 말하고 있다. 이걸 실천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개인에 달려있다.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고 생각했따. 이 세상은 정말 넓고, 재미있는 곳이다. 단순히 자신의 눈 앞에 있는 현실을 소극적으로 사는 것만으로는 너무나 아깝다. 의식을 확장하고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과 만나서 멀리 넓게 보고 싶다고 바라내고 싶다. 그리고 이 희망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이 책을 읽고 다시 다짐했다.

人生は大変だ。そしてみんな、自分の人生は一度しか生きることができない。知恵のある人の助言や書籍はみんな同じことを言っている。それを実践できるか否かは、個人次第である。少しでも多くの人にこの本を勧めたいと、本を読みながら思った。この世は、本当に広くて面白い。ただ単に、自分の目の前にあるものだけの現実を消極的に生きるには、あまりにももったいない。意識を拡張して、少しでも多くの人と出会って、広く遠く見ていきたいと、願っている。そしてこの希望を最後まで諦めたくないと、この本を読んで、再度心に決めた。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깨끗한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싶다. 어려워도 힘내서 살겠다고 다짐했다. 스스로에게 가능한 최고의 인생을 성취하고 싶다고 진심으로 바란다.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을 진심으로 감사한다.

感謝の気持ちを持ち続け、清い心でこの世を生きていきたい。難しくても頑張っていこうと決めた。自分にできる限りの最高の人生を、成就したいと、心から願っている。この本に出会たことに、本当に感謝している。


by 빛에대하여 | 2019/06/16 18:56 | 기억에 남은 책 | 트랙백 | 덧글(0)

百의 그림자 by 황정은


올해 두번째로 찾아간 책방서로에서 추천받아 읽게 된 책이다. 이전 읽었던 '점선의 영역'은 소재는 좋았지만, 뭔가 임팩트는 좀 약했던 소설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읽은 '백의 그림자'는 차원이 다른 작품이었다. 예술작품으로서의 소설이 어떤것인가를 보여주는 충격적인 작품이었고, 읽는 내내 좋은 영화를 보고 있거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글이었다.

우리 말을 아름답게 쓰는 방법에 대해서, 황정은 작가는 정확히 알고 있다. 우리 말이 아름답게 들리는 공간적 배경과 목소리의 톤을 그녀는 잘 알고 있다. 우리 사회와 그 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리라. 그리고 천재적인 감각. 남들은 쓸데없다고 할 만큼 예민하고 순수한 그 감각이 가슴이 아프다.

이 소설은 정말 하나의 아름다운 이미지이자, 시같은 소설이다. 조용히 사라져 가는 것들, 덧없이 약하고,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이 매겨진 일상, 순응하지 못하지만 순응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부유한다. 지하철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궁금한 타인들. 평범하고 낡은 옷을 입었지만 결코 평범해 보이지 않는 지친 얼굴들.... 황정은 작가는 이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름답고 간결하게. 매우 상징적인 문장으로 잘 찍은 사진같은 이미지를 독자에게 송신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소설의 아름다움과 착한 인물들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가난의 맛'을 참을만한 것으로 바꾸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 소설이 발표된 2010년과, 현재 2019년은 불과 9년이 지났을 뿐이지만 정말 많은 것이 바뀌어 버린 것 같다. 2010년의 주인공들도 이제는 확실히 중년이 되어버렸을 것이고, 시대는 자꾸만 평범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교묘하게 착취해간다. 여전히 가난한 젊은이들은 자꾸만 조용해지고, 무력한 사람들이 되어 가는 것 같아 불안하다. 육체적으로나, 재능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더 뛰어난 것들을 가지고도 자꾸만 길을 잃고 흐릿해져 간다. 어쩌면 이 소설의 은교와 무재의 조용하고 유령같은 데이트 장면은 이 소설이 나온 이후 앞으로 우리 사회에 스멀스멀 다가왔던 짙은 안개같은 막막함을 은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림자만이 조용히 일어서고, 사람들은 그림자가 일어서면 어찌할 바 없이 죽거나 체념하고 마는 현실이 나는 무섭다.

그래도 이 소설은, 매우 훌륭한 경지에 이른 작품이다. 이렇게 본격적이고 아름다운 예술작품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이런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 또 기쁘다.

by 빛에대하여 | 2019/06/10 00:37 | 기억에 남은 책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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